미국의 대표적인 란제리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은 한때 전 세계 여성들의 '섹시함'과 '환상'을 대표하는 아이콘이었습니다. 화려한 패션쇼와 '엔젤'이라 불리는 슈퍼모델들을 통해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고 한때 위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재도약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죠. 오늘은 빅토리아 시크릿의 역사, 제품 라인, 문화적 요소, 매력 포인트, 국내 매장 현황, 그리고 시장에서의 위치까지 모든 것을 상세히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1. 빅토리아 시크릿의 위대한 역사: 남성 관점에서 시작된 란제리 혁명 (1977년 ~ 현재)
빅토리아 시크릿의 역사는 1977년, **로이 레이먼드(Roy Raymond)**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창립하면서 시작됩니다. 당시 속옷 매장은 여성들에게 다소 불편하고 위축감을 주는 공간이었습니다. 레이먼드는 아내를 위한 속옷을 구매하면서 느꼈던 불편함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남성들이 아내나 여자친구에게 속옷을 선물하는 것을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남성의 관점'에 초점을 맞춘 란제리 매장을 구상했습니다.
- 초기 컨셉: "남자들이 여성 속옷을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곳"이라는 독특한 컨셉으로 시작했습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함께 카탈로그 판매를 도입하여 집에서도 편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브랜드명 '빅토리아'는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연상시키는 우아함과 고풍스러움을, '시크릿'은 속옷의 은밀한 매력을 뜻합니다.
- 성장과 전성기 (1980년대 후반 ~ 2000년대):
- 1982년, 리미티드 브랜즈(L Brands)의 레슬리 웩스너(Leslie Wexner)가 빅토리아 시크릿을 인수하며 브랜드의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웩스너는 '남성의 관점'에서 '여성이 스스로를 위해 섹시하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으로 컨셉을 확장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의 탄생 (1995년): 1995년부터 시작된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는 브랜드의 상징이자 전 세계적인 문화 현상이 되었습니다. '엔젤'이라고 불리는 당대 최고의 슈퍼모델들이 화려한 란제리와 거대한 날개를 달고 런웨이를 걷는 모습은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빅토리아 시크릿을 '섹시함의 대명사'로 각인시켰습니다.
- 'PINK' 라인 런칭 (2002년): 젊은 세대를 겨냥한 'PINK' 라인을 런칭하며, 속옷뿐만 아니라 라운지웨어, 캐주얼 의류 등으로 확장하여 10대와 20대 여성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 위기와 변화 (2010년대 후반 ~ 현재):
- 2010년대 후반부터 '획일적인 미의 기준', '성 상품화', '다양성 부족' 등에 대한 비판에 직면하며 매출이 하락하고 시장 점유율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MeToo 운동과 바디 포지티브(Body Positive) 트렌드의 부상으로 '이상적인 몸매'만을 강조하는 빅토리아 시크릿의 이미지는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 2019년에는 상징적이었던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가 중단되었고, 모기업 L브랜즈에서 분사하여 독립 상장 기업으로 전환되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모색했습니다.
- 최근에는 포용성과 다양성을 강조하며, 다양한 사이즈, 인종, 체형의 모델들을 기용하고 편안한 착용감의 제품들을 선보이는 등 리브랜딩을 통해 재도약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패션쇼를 재개하며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2. 빅토리아 시크릿의 제품 라인: 란제리에서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빅토리아 시크릿은 란제리 전문 브랜드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여성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다양한 제품 라인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 란제리 (Lingerie):
- 브라 (Bras): 푸시업 브라(Push-up Bras)로 특히 유명하며, 가슴을 모아주고 볼륨을 더해주는 다양한 디자인(젤 패드, 에어 패드 등)으로 인기가 높았습니다. 최근에는 와이어리스 브라, 브라렛 등 편안한 착용감을 강조한 제품들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풀 커버리지, 데미컵, 발코넷 등 다양한 스타일을 제공합니다.
- 팬티 (Panties): 레이스, 코튼, 무봉제 등 다양한 소재와 비키니, 힙허거, 보이쇼츠, 썸 등 다채로운 디자인의 팬티를 선보입니다. 매일 입는 편안한 제품부터 특별한 날을 위한 섹시한 디자인까지 폭넓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 란제리 세트: 브라와 팬티, 가터벨트 등이 한 세트로 구성된 특별한 날을 위한 란제리입니다. 실크, 레이스, 시폰 등 고급스러운 소재와 디테일이 돋보입니다.
- 슬립웨어 (Sleepwear) & 라운지웨어 (Loungewear):
- 실크 슬립, 베이비돌, 로브(가운) 등 잠잘 때나 집에서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섹시하면서도 편안한 슬립웨어입니다. 부드러운 소재와 섬세한 레이스 디테일이 특징입니다.
- 트레이닝복, 티셔츠, 레깅스 등 캐주얼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라운지웨어도 인기가 많습니다.
- 뷰티 (Beauty):
- 향수 (Fragrances): '밤쉘(Bombshell)', '러브 스펠(Love Spell)', '퓨어 시덕션(Pure Seduction)' 등 시그니처 향수 라인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달콤하고 플로럴한 향이 특징이며, 바디 미스트, 바디 로션 등 다양한 형태로도 출시됩니다.
- 바디 케어 (Body Care): 바디 로션, 샤워젤, 바디 미스트 등 다양한 바디 케어 제품을 통해 향기로운 경험을 선사합니다.
- 스포츠웨어 (Sportswear) & 수영복 (Swimwear):
- VSX라는 스포츠웨어 라인을 통해 스포츠 브라, 레깅스 등을 선보였으며, 최근에는 이 라인을 재정비하여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 비키니, 모노키니 등 트렌디한 디자인의 수영복도 매 시즌 출시됩니다.
- 'PINK' 라인:
- 주로 만 15세~22세 여성을 타겟으로 한 서브 브랜드입니다. 속옷, 의류, 화장품, 액세서리, 침구 등을 팔고 있으며, 빅토리아 시크릿 본연의 섹시함보다는 귀엽고 아기자기하며 편안한 디자인을 강조합니다. '엉덩이에 PINK' 로고가 적힌 트레이닝 바지 등으로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았습니다.
3. 빅토리아 시크릿의 문화적인 특징과 변화
빅토리아 시크릿은 한때 패션계와 대중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지만, 시대의 흐름과 함께 많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 '섹시함'의 상징과 비판:
- 과거 빅토리아 시크릿은 '섹시함'의 대명사였습니다. 화려하고 관능적인 란제리, '엔젤'이라 불리는 완벽한 몸매의 슈퍼모델들은 많은 여성들의 로망이자 남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했습니다.
- 하지만 이러한 이미지는 '여성의 성 상품화', '획일적인 미의 기준 강요', '비현실적인 몸매 지상주의'라는 비판을 받으며 2010년대 후반부터 외면받기 시작했습니다.
-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의 상징성:
- 매년 연말에 열리던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는 단순한 패션쇼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엔터테인먼트 쇼이자 문화 현상이었습니다. 세계적인 팝스타들의 공연과 슈퍼모델들의 화려한 런웨이는 엄청난 화제성과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 그러나 다양성 부족, 여성 혐오적 요소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2019년 패션쇼는 중단되었습니다. 이후 2024년에 '재창조된' 패션쇼를 재개하며 다양한 체형, 인종, 성 정체성을 가진 모델들을 기용하고 포용적인 메시지를 담아내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 바디 포지티브와 다양성의 시대:
- 최근 빅토리아 시크릿은 '섹시함'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내리고 있습니다. 마르고 키 큰 백인 모델만을 고집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이즈, 인종, 체형, 연령의 모델들을 기용하고 있습니다.
- 이는 '모든 여성은 아름답다'는 바디 포지티브 트렌드에 발맞추려는 노력이며,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편안함'과 '다양성'에 대한 요구를 반영한 결과입니다.
4. 빅토리아 시크릿의 매력 포인트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빅토리아 시크릿이 여전히 매력을 발산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강력한 브랜드 헤리티지: 수십 년간 쌓아온 브랜드 인지도와 상징성은 여전히 강력한 자산입니다. '빅토리아 시크릿'이라는 이름 자체에서 오는 특유의 분위기가 존재합니다.
- 여전히 독보적인 디자인 감각 (재정의):
- 과거의 화려하고 섹시한 디자인을 넘어서, 이제는 '모든 여성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디자인 철학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섬세한 레이스, 고급스러운 실크, 감각적인 컬러 팔레트는 여전히 빅토리아 시크릿만의 독특한 매력을 제공합니다.
- 특히 바디 미스트나 로션 등 뷰티 라인은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편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 폭넓은 제품 선택지:
- 란제리 외에도 라운지웨어, 스포츠웨어, 뷰티 제품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통해 고객들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하고, 빅토리아 시크릿이 제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게 합니다.
- 접근성 높은 럭셔리:
- 에르메스나 루이 비통 같은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보다는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로, 많은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소유할 수 있는 럭셔리'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일 기간에는 더욱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합니다.
5. 국내 매장 현황
안타깝게도 빅토리아 시크릿의 정식 국내 오프라인 매장은 현재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과거에는 서울 주요 백화점(예: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입점했었지만, 철수하거나 뷰티/액세서리 제품만 판매하는 형태로 전환되었습니다. 2025년 현재, 한국 소비자들은 주로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빅토리아 시크릿 제품을 구매합니다.
- 해외 직구 (공식 웹사이트): 빅토리아 시크릿 미국 공식 웹사이트(victoriassecret.com/kr/)에서에서) 한국으로 직배송이 가능하며, 다양한 할인 혜택과 폭넓은 제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 구매 대행 및 병행수입 쇼핑몰: 국내 온라인 쇼핑몰 중 빅토리아 시크릿 제품을 구매 대행하거나 병행수입하여 판매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 면세점 (해외 공항): 일부 해외 공항 면세점(예: 싱가포르 창이공항 신라면세점 등)에서는 빅토리아 시크릿 매장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국내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것은 한국 시장의 특성과 빅토리아 시크릿 본사의 전략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보입니다. 과거의 섹시 컨셉이 한국 정서와 완전히 부합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었고, 최근의 리브랜딩 노력이 국내 시장에 다시 통할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6. 시장에서의 위치 및 미래 전망
빅토리아 시크릿은 2010년대 후반 위기를 겪으며 시장 점유율이 크게 하락했습니다. 2013년 미국 시장 점유율이 31.7%에 달했지만, 2018년에는 24%로 줄었고, 최근에는 18%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출처: 유로모니터, 코어사이트 리서치 등)
- 경쟁 심화: 에어리(Aerie) 등 '바디 포지티브'와 '편안함'을 내세운 신생 란제리 브랜드들의 약진과 H&M, 자라 등 SPA 브랜드의 속옷 시장 진출로 경쟁이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 리브랜딩의 노력: 빅토리아 시크릿은 이러한 위기 속에서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다양성 및 포용성 강화: '획일적인 아름다움'에서 벗어나 다양한 체형, 인종, 성 정체성의 모델을 기용하고, 고객들에게 '편안함'과 '자신감'을 선사하는 브랜드로 이미지를 전환하려 합니다.
- 제품 라인 확장: 와이어리스 브라, 브라렛 등 편안한 제품과 스포츠웨어 라인을 강화하며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려 합니다.
- 옴니채널 전략: 아마존(Amazon) 등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에 진출하고, 매장 개편을 통해 온/오프라인 경험을 개선하려 합니다.
- 미래 전망: 빅토리아 시크릿은 여전히 속옷 카테고리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재창조의 여정' 중에 있으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투자자들은 더욱 명확한 실적 개선과 브랜드 정체성 확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브랜드가 가진 역사와 인지도, 그리고 변화하려는 노력은 여전히 강력한 잠재력으로 남아 있습니다.
맺음말
빅토리아 시크릿은 단순한 속옷 브랜드를 넘어, '여성성'과 '섹시함'에 대한 시대적 정의를 반영하고 선도했던 아이콘이었습니다. 한때는 그 빛을 잃는 듯했지만, 이제는 변화하는 시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포용성과 다양성을 포용하며 새로운 아름다움을 정의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패션쇼의 막을 내리고 겸손하게 고객의 목소리에 집중하며 재도약을 꿈꾸는 빅토리아 시크릿.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지, 혹은 새로운 럭셔리 란제리의 시대를 열지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빅토리아 시크릿이 계속해서 여성 패션 시장에서 가장 흥미롭고 역동적인 브랜드 중 하나로 남아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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